[일상] 치앙마이 마지막 날

치앙마이 여행의 마지막 날.
밤 9시 40분 비행기여서 하루를 거의 풀로 사용할 수 있는 날이었다.
계획을 많지 잡지는 않았지만, 돌아보니 은근 꽉차게 보냈다.

일어나서 씻고 아침을 먹으로 근처의 카페를 찾아갔다가 문을 안열어서
그 옆의 체인점 카페에서 코끼리 석상의 엉덩이를 보며 커피와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쉬다가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나왔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왓 록 몰리' 사원과 그 앞의 또 다른 사원(아마도 왓 쿠안 카마?)를 둘러봤다.
치앙마이에는 사원이 수 백 개 이상 있다고 하던데, 과장해서 말하면 길가다 고개를 돌리면 사원이 보일 정도였다.

이 중 왓 롯 몰리에서는 재밌는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새 모양의 조각상에 텀블러(?) 같은 물통이 달려있었고 여기에 물을 떠서 담은 뒤

도르레 같은 줄을 계속해서 잡아당기면 그 물통을 탑 위의 부처상 근처까지 올려보낼 수 있었고
마지막에는 물통이 기울어져서 물을 아래로 흘려보내게 되어있었다.
업과 액운을 씻어보내는 의미라고 한다.

이어서 마야몰로 이동을 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걸어서 20분 이상의 거리는 그랩(grab)으로 차를 불러서 타고 이동했다.
요금은 거리와 시간, 도로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5천원 전후의 비용을 지불했다.

마야몰의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특이하게 푸드코드 전용 카드를 받아서 충전금을 넣어서 음식을 주문할 때 사용했고,
나중에 남은 금액은 환불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200바트(만원쯤)를 충전해서
새우 팟타이랑 '돼지고기 튀긴 것이 들어간 크림 똠양면' 그리고 로띠(전병 같은 것)를 사먹고 1바트를 거슬러 받았다.

마야몰 지하에서는 20바트, 천원이 조금 안되는 가격에 버블티를 먹을 수 있었다!

태국에 왔으니 마사지를 안받을 수 없어서
근처의 마사지샵에서 발마사지를 1시간 받았다. 인당 만5천원쯤.
편하게 반쯤 누워서 정성껏 관리받는 느낌이 좋았다.
다만 나를 마사지해 주신 분이 연세가 꽤 많아보이셔서 약간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건너편의 '원님만'이라는 쇼핑몰을 둘러봤다.
현대식 쇼핑몰 공간이었고 한쪽에서는 '화이트 마켓'이라는 수공예품 전문 시장도 같이 열려서 같이 둘러봤다.

근처에 'Ristr8to'라는 유명한 카페가 있다고 해서 거기서 커피를 마셨다.
여기 바리스타가 라떼아트 챔피언 출신이라던데, 더워서 차가운 커피를 주문하느라 라떼 아트를 보지는 못했다.
스카치 라떼 같은 커피를 주문했더니 굉장이 특이한 컵에 나왔다.

커피맛은, 내 입맛에는 전날 방문했던 아카아마 커피가 좀 더 맞았다.

다시 마야몰로 가서 지하 대형마트에서 기념품으로 간식거리를 몇 개 샀다.
특이하게도, '벤또'라는 어포 같은 것 중 일부 매운맛에는 한국어가 쓰여있었다.

슬슬 귀국 준비를 할 시간이 되어
그랩을 불러서 숙소 근처의 창푸악 야시장으로 이동했다.
그러고보니 3일 내내 저녁은 이곳에서 먹었네.

참고로 마야몰 주변이 교통정체가 엄청 심하고 사거리의 신호가 한 싸이클을 도는데 6분이 넘어서, 그랩을 부르고 탑승하기까지 10분이 넘게 걸렸다.

전날 먹은 족발덮밥(카오카무)을 또 먹었다.
어제보다 더 맛있었다. ㅡㅠㅡ
한국에서도 이 음식을 파는 곳이 있으면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

공항까지의 이동은 미리 '볼트'로 픽업 예약을 했다.
'그랩'은 220바트가 넘었는데 볼트는 100바트 정도여서 미안한 정도였다. (팁으로 20바트 지불했다.)

공항 체크인 카운터는 무척 한산했는데
출국장으로 올라가보니 줄이 장난 아니게 길었다.

무슨 성심당 줄 서는 것 마냥 출국 보안 검사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공항이 관광객 수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출국 심사를 거치는데만 5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라운지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갔다.

그리고 5시간 정도를 날아서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까 엄청 춥더라.

...

사람들이 하도 치앙마이 치앙마이 하길래, 어떤 곳인지 한 번 가보고 싶었다.
3박 5일 짧게 다녀온 것으로 치앙마이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솔직하게 느낀점을 말하자면 '동남아 여행지 중 하나'라는 정도였다.

그래도 누군가가 '한국에서 많이 멀지 않고, 물가 저렴하고 치안 괜찮은 여행지를 추천해줘'라고 하면 ,
체감상 서울의 40% 정도 되는 물가에
영어 잘 통하고
음식 맛있고
카페 찾아다니고 요가 같은 거 배우기 좋고
유적지와 올드타운과 쇼핑몰이 근거리에 있고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고도 하는
치앙마이가 생각날 것 같긴 하다.
바다까지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면 반칙이겠지.

단점으로는
카드 결제가 제한적이고 (네이버 페이와 연동된 GLN이라는 QR 기반의 결제는 적잖게 보급되어있었다),
쥐를 몇 마리 봤고,
일부 교통체증
그리고 3월인가 부터는 화전으로 인해 공기가 안좋다는 것 같다.

작성일 : 2025-12-28 / 조회수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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