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1917

나만 이용하고 싶지만 망할까봐 유지 가능한 최소한의 관객만 들길 바라는 극장, '씨네Q'에서 주최한 영화 '1917' 시사회에 당첨되어 퇴근 후 와이프랑 관람하고 왔다.

피곤할 법도 했지만 영화에 완전 빠져들어서 피로 같은 건 느끼지 못하고 봤다.
영화의 무대는 1차 세계대전이 기울어 가는 1917년의 아마도 프랑스 어딘가.
독일군의 작전에 말려들기 직전인 부대에게 작전 중지 명령을 전하러 가는 영국군 병사 두 명의 이야기다.

전쟁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취향을 가릴 것 같긴 하지만, 전쟁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나도 몰입해서 볼 만큼 실감나고 긴장감 넘치게 잘 만들었다.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롱테이크(처럼 보이는) 촬영 방식을 선택했고 그것은 큰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는 내내 와 저건 어떻게 찍었지? 카메라는 어떻게 배치하고 어떻게 움직였지? 편집점은 어디일까?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된 건가? =ㅂ=

그러면서도 쉬어갈 땐 쉬어가고 조연으로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해서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관객을 쥐었다 풀었다 하는 솜씨가 예술이었다.

보고 난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아카데미 탈만 하네!"다. 왜 기생충의 라이벌로 꼽혔는지 이해가 됐다. 보고나서 집에 오는 내내 영화가 준 경험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

별 반 개를 뺀 이유는 스토리의 일부가 의도적으로 '세팅'된 것 같아서.

작성일 : 2020-02-19 / 조회수 :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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