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쓸 만한 인간

날이 매우 추웠다.

금요일에 주문한 모니터암이 도착해서 책상에 설치했다.
모니터암은 처음 써본다. 그러고보니 회사에서도 모니터암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네?

책상 위에서 모니터가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진 것은 좋았는데
위아래 높이 조절을 하려면 뭔가를 조이고 풀고 해야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건 좀 더 비싼 제품들에서만 지원하는 것 같다.

...

오후에는 이디야에 가서 배우 박정민이 어떤 잡지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은 책, '쓸 만한 인간'을 읽었다.
초반엔 말장난이 많고 산만해서 당황스러웠지만, 애가 원래 이런 앤가보다 하고 읽었더니 그때부터는 재밌게 읽혔다.
칼럼을 처음 썼을 때가 2013년이니까 10년도 전에, 이 배우가 지금보다는 한참 인지도가 낮고 빛을 보지 못했을 시기부터 쓴 것인데
그럼에도 주관과 근성 같은 것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멋있었다.

...

읽으면서 과거의 내가 생각나기도 했다.
20년 전, 사진 일로 월급 150을 받으면서 한 쪽 벽에 곰팡이가 번져가던 논현동 반지하에서 자취하던 나.
먼 미래를 계획하거나 상상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우울해하지는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것 같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 그 때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조언이나 덕담 같은 것 대신 그냥 밥 한 끼 사주고 싶다.
슬쩍 용돈도 주면 좋아하겠지.
아 근데 그땐 지폐 모양이 달라서 줘도 못 쓰겠구나...

작성일 : 2025-12-14 / 조회수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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