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비스코에서의 2박을 마치고 트롬쇠로 이동하는 날.
일어나서 씻고 냉동피자로 아침을 먹었다.
노르웨이 트롬소로 가려면 기차를 타고 노르웨이의 나르비크로 간 뒤 거기서 트롬쇠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기차로 1시간 반, 버스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긴 여정이다.
기차표와 버스표는 각각의 앱으로 미리 구입해놓았다.

Abisko Ostra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
작은 역이었지만 거대한 설산이 보이는 경치가 너무 멋있었다.
아 나 여기 너무 마음에 들어...라고 감상에 젖을 무렵, 기차가 40여분 연착된다는 방송이 나왔다. -_- 아오... 분위기 깨네.
나르비크에서 버스로 환승할 시간이 빠듯해서 걱정이 되었다.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는 2시간 뒤에나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서 기차가 도착했다.
키루나에서 아비스코에 왔을 때 타고 온 열차는 2량 밖에 안됐었는데
이번 열차는 8량 이상은 되어보였고 1등석처럼 구역이 나눠진 칸도 있는 것 같았다.



창밖으로 수시로 사진을 찍게 만드는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수시로 날씨가 변하는 것도 신기했다.
어떤 곳은 흑백 세상이었다.

경치를 구경하며 여행기를 쓰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 열차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좌석들 가운데에 이런 식의 단체석 같은 구역이 있다는 것이다.
승객이 적고 지정석이 아니어서 아무나 앉으면 되는 것 같다.


날이 흐린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대자연 그 자체로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나르비크역에 도착했다.
소도시에 있다가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도시에 오니 대도시에 온 느낌이었다.
거대한 산들과 그 아래 자리 잡은 도시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천천히 둘러보고 싶기도 했지만
버스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버스 타는 곳으로 뛰어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곧이어 멀리서 내가 탈 100번 버스가 오는 것이 보였다.
위의 나르비크 기차역의 사진과 이 사진의 시간 차이는 겨우 4분. =.=

버스는 2층 버스였고 썬루프도 있었다! 1층에는 화장실도 있다고 했다.
구글맵에서 버스 경로를 확인해보니 “95개”의 정거장을 지난다고 해서 그걸 언제 다 거쳐가나...했는데
실제 정차한 것은 열 군데 정도였다.


아까의 기차 창밖 경치도 멋있었지만
버스 창밖 경치 또한 대박이었다.



도로 끝에 항상 거대한 설산이 보여서 볼 때마다 우와~하고 감탄하면서 구경했다.
왕복 2차선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2층 버스로 이동하니 코너를 돌 때마다 긴장 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유로트럭’이라는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굉장한 풍경들. 사진만으로는 그 웅장한 감동을 제대로 전할 수 없어서 아쉬울 정도.

한참을 달리니 창밖으로 도시의 풍경이 보였다.
어느덧 트롬쇠에 도착.


내려서 짐을 찾을 때 잠시 당황했다.
기사님이 화물칸을 열어주시면 사람들이 알아서 자기 짐을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각 짐들에 인식표 같은 것도 없어서 가방이 섞일 수도 있고 도난의 위험도 있을 것 같다.

버스 터미널을 나오면 바로 이런 풍경이 보인다.
이미 여행 가이드북과 유튜브 등에서 미리 봤던 풍경이었지만 직접 보니 느낌이 달랐다.
6시 전이었지만 해가 지고 있어서 일단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한 컷.
딱 북유럽스러운 건물들?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와 비슷한 느낌도 있었다.


숙소 ‘Smart Hotel'에 도착.
체크인은 리셉션에서 대면으로 할 수도 있고 그 옆에 비치된 키오스크에서 할 수도 있었다.
키오스크로 체크인 한 것은 처음이라 신기했다. 호텔 이름이 스마트여서 그런가.
1박에 10만원 정도 하는 숙소여서 기대는 안했지만(트롬쇠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함) 그래도 방이 엄청 좁아서 당황했다.
냉장고도 없음. ㅠㅠ
배가 고파서 짐을 풀고 마트에 먹을 게 있나 보러 갔다.

마트에서 발견한 ‘미스터 리’ 라면. 내 기억이 맞다면 이걸 만든 사람이 한국인일 거다.

마트에서는 마땅한 저녁꺼리를 찾지 못해서 아쉬운대로 패스트푸드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조명 불빛으로 반짝이는 거리가 멋있네.

트롬쇠의 버거킹은 ‘세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버거킹’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근데 여기 버거킹 말고 다른 지점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이 좀 더 북쪽이라 거기가 최북단 버거킹이고 내가 간 곳은 두번째로 최북단 버거킹...아이고 의미없다.
버거킹의 메뉴 중에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버거를 골랐는데도 세트메뉴 가격이 만8천원... 넘 비싸네 ㅠㅠ
맛은 그냥 그 버거킹 맛이었다. 감자 튀김은 한국보다 별로였다.

밥을 먹고 나오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오로라 보기는 어렵겠네.

마트에 가서 간식과 다음 날 아침에 먹을 것들을 사왔다.
노르웨이에 왔으니 연어를 먹고 싶었는데 마침 연어 샌드위치 같은 걸 팔아서 그걸 사왔다. (8~9천원쯤)
이렇게 해서 가격은 총 2만 4천원 정도... 집에 가고 싶어지는 물가였다.
...
날씨도 좋지 않고 피곤하기도 하고
소도시에 있다가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오니 밤에 돌아다니는 게 무섭기도 해서
이 날은 오로라 구경을 단념하고 쉬기로 했다.
작성일 : 2023-10-07 / 조회수 :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