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베를린 (CGV VEATBOX관)

휴대폰 통신사를 변경하면서 요금제를 CGV 영화팩으로 바꿨더니
매달 한 편씩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언제 볼까 하다가 구정 연휴 마지막 날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오늘 '베를린'을 예매해서 봤다.

예매하다보니 상영관이 VEATBOX관이라고 해서 천원을 부담하라길래 그정도쯤이야 하고 예매 완료.
근데 예매 절차가 쉣이었다.
1. olleh 사이트의 예매 페이지로 가서
2. i-pin으로 본인인증을 해야하고, i-pin이 없으면 신규로 발급 받아야 했다.
3. 본인인증 후 이동한 예매페이지는 silver-light라는 걸 설치해야 예매 절차 진행 가능. -_-


처음에 아이패드로 예매하려다가 3번에서 막혀서 결국 컴퓨터로 해야했다.
예매 한 번 하는데 20분 넘게 걸렸음. 아 뭐 이따위야.


■ CGV VEATBOX

CGV VEATBOX관이 뭔가 했더니
영화 음향에 맞춰 의자에 진동이 오는 상영관이었다.
처음엔 신기했는데 5분도 안되어 덤덤해졌다.

겨울옷이라 옷이 두꺼워서 그런지 진동이 약하게 느껴졌고
그마저도 엉덩이와 허리 부위에만 두두두두 거리는 느낌이어서
영화 효과라기 보다는 '배변 촉진용 자극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_-
무엇보다, 영화를 보는데 의자가 나를 툭툭 치는 것이 영화의 현장감을 더해준다기 보다는
'뜬금없는' 쪽에 가까워서 별 재미가 없음.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돈 더 내고 VEATBOX 상영관을 고를 이유는 없을 것 같다.


■ 베를린

류승완 감독이 맡은 100억짜리 영화.

이 감독의 전작 '부당거래'의 직설적인 폭력씬을 보고
'이제 영화는 감독을 가려서 골라봐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하정우를 좋아하기도 하고, 하석규/류승범/전지현 등
언젠가부터 한국 영화의 트렌드가 된 '떼거지 주연'에 흥미가 생겨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스토리는 베를린에서 한국 요원 vs 북한 요원 vs 또 다른 북한 요원 이렇게 셋이 붙게 되는 내용.
우려했던 액션씬은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여성 관객들이 꺅- 하며 인상 찌푸리게 하는 장면은 몇 없었고
볼만한 -예고편으로 쓰기 좋은- 몸싸움이 많았다. (막판의 맞다이(?)씬은 좀 지루했음.)

하지만 기대에 비해 영화의 스케일이 크지는 않았다.
국가간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면서도
정작 문제의 해결은 주인공들과 주변 인들 몇 명만으로 끝난다.

북한 인물들의 북한말 억양이 좀 낯서게 들리는 것을 빼면
하정우는 역시 연기 잘하고
전지현도 분위기 잘 맞춘 것 같고
그동안 영화계에서 부진해보였던 한석규는 이번엔 존재감을 좀 살린 듯.
류승범의 양아 연기는 뭐, 말이 필요없지.

개인적으로 감독에 대해 우려했던 것보다 잘 나온 영화였고
전체적인 영상은 분위기 괜찮았으며
영화의 흐름도 한 두 차례 살짝 늘어지는 부분을 빼면 무난했다.

다만 왠지 '좀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하는 아쉬움도 든다.
초반엔 긴장감 좋고 자극적이지만 대사나 스토리를 따라가기 벅찬감이 있고
후반은 내용 이해가 쉽지만 그땐 영화가 좀 느슨해지는 감이 있다.


별점 : ★★★★ (총점 5점)

작성일 : 2013-02-12 / 조회수 : 6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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