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박 2일 여행] 아랍 스트리트, 싱가포르 플라이어, 나이트 사파리

싱가포르 여행을 준비하면서 흥미로웠던 요인 세 가지가 있었다.

1. 다인종 국가여서 '차이나타운', '리틀 인디아', '아랍 스트리트' 같은 다국적(?) 장소가 공존한다.

2. 런던에 '런던 아이'가 있다면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있다.

3. 야간에 문을 여는 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위 세가지를 모두 경험해보기 위해
2주간의 여행의 마지막 날이어서 피곤했음에도, 무리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다음 목적지는 '아랍 스트리트'

차이나타운에서 봤던 사원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사원.
유명한 곳인 것 같았지만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사진 찍어도 되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 피곤해서
그냥 외형만 보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아랍 스트리트에 오기 전에 거쳤던 리틀 인디아와는 느낌이 다른 거리.
공통적인 것은 이곳의 건물 색상도 밝은 계열이라는 점.

...

여행이 막바지인데 아직 부모님 선물을 못 사서
이곳이라면 이국적인 느낌의 선물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상점가를 구경하며 선물할만한 걸 찾아봤다.

그러다 한 가게 앞에서 가방을 보게 되었다.
피부가 까무잡잡한 점원이 와서 터키에서 온 거라 좋은 거다 라며 상품에 대한 설명을 했다.
그의 영어 실력이랑 내 영어 실력이 비슷했는지 말이 잘 통해서
가격 협상도 잘 되어 처음에 40달러 정도 불렀던 것을 25달러에 살 수 있었다.
(싱가포르 1달러는 약 900원)

점원에게 어디 출신이냐고 물어보니 파키스탄 사람이라고 했다.
가게 내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찍으라고 했다.
카페트들의 가격을 물어보니 비싼 건 백만원 단위라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대단하네.

점원과 악수를 나누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

슬슬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타러 갈 때가 되었다.
아랍 스트리트에서 싱가포르 플라이어까지는 거리가 좀 있었지만 걸어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신식 쇼핑센터 건물이 있는 곳을 지나다가 '부(富)의 분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특이한 (별로 실용적인 것 같지는 않아보이는) 구조물 아래 위치한,
위 사진의 하단에 사람들이 서있는 쪽의 작은 분수가 바로 부의 분수.
여행책에 저 분수 주위를 세 번 돌면 부를 얻게 된다는 설명이 있어서 세 번 돌고 올라왔다. =ㅂ=

이... 이거슨 아쿠아덕??...이 아니고, '싱가포트 덕투어'라고 써있네.
저것도 아마 수륙양용 차량이겠지.

작년에 호주 골드코스트에 갔을 때
뭔가 볼 거리 하나쯤은 즐겨야겠는데 다른 건 비싸고,
그나마 덜 비싸면서 수륙양용 차로 투어를 한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껴서 '아쿠아덕'이라는 것을 탔었지.
그리고 내 돈...ㅠㅠ 이라는 기분을 느꼈지.
그 후로는 저련 오리 모양을 한 여행용 차량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하아...

저 멀리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보인다.
저렇게 보면 좀 작아보이지만 실제로는 크다.
높이가 런던아이 보다 높다고.

싱가포르 플라이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world's largest observation wheel이라고 한다.

싱가포르 플라이어 근처에 설치된 싱가포르 플라이어 탑승칸 실물.
외형은 런던아이가 더 이쁜 것 같다.

싱가포르 플라이어의 티켓과 탑승장 가는 길에 거치게 되는 전시관의 모습.
딱히 볼만한 건 없었다.

티켓 가격은 33달려였지만
내가 묵었던 숙소에서 할인된 가격에 예약을 해줘서 26달러에 티켓을 구입했다.
(그대신 예약은 하루 전까지 해야했다. 당일 예약은 안된다고 했다.)

싱가포르 플라이어 탑승!! 오오~~~ ㅠ.ㅠ

싱가포르 플라이어에서 본 풍경들.

자꾸 런던아이와 비교를 하게 되어 좀 그렇지만
(싱가포르에 도착하기 1주일 전에 런던아이를 탔기에 더욱 비교가 되었음.)

런던아이를 타면 밑에는 빅벤이 보이고
그 옆으로 템즈강이 흐르고 템즈강을 따라 낮은 건물들이 쭉~ 이어져 있는 등
영국 느낌이 제대로 났던 것이 비해,

싱가포르 플라이어는 보이는 풍경들도 멀고 별 감흥이 느껴지는 경치도 없었다.

그래도 위 순간은 멋있었다.
싱가포르 여행의 클라이막스라도 해도 좋을 풍경이었다.

참고로 위 사진 맨 왼쪽의 높은 건물이
건물 3개 위에 배를 얹은 듯한 형상의 호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다.

...

싱가포르 플라이어 탑승을 마치고 나니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대였다.

다른 곳을 둘러볼까,
아니면 밤에만 문을 여는 동물원, '나이트 사파리'를 갈까 고민하다가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은 '나이트 사파리'에 가기로 결정.

나이트 사파리는 싱가포르 중심부에서 적잖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MRT(지하철)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 이동한 뒤 버스를 타고 50분 가량을 이동해야했다.

나이트 사파리 입구쪽 모습.
깔끔하고 컨셉이 잘 살려진 느낌.

나이트 사파리는 도보 코스와 트램 코스가 있는데
트램은 옵션이 아닌, 입장권 가격에 트램 이용료가 포함된 구조였다.
가격은 32달러. 동물원 치고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매표소 전광판에는 한글도 표시가 되었었고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한국의 특정 신용카드는 요금 할인을 해준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트램 탑승.
동물원이 밤시간에만 운영하다보니 짧은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게 되어 대기하는 줄이 길었다.
트램을 세 대 정도 보내고 나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트램을 타고 가면서 본 동물들.
야행성 동물들을 배려하여 동물원에 조명이 별로 없고 불빛도 어두운 편이어서
사진 촬영 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위 사진들은 고감도 + 보정으로 그럭저럭 식별 가능한 상태로 찍고 편집한 것.

나이트 사파리 팜플렛이나 홍보 이미지를 보면
트램 옆으로 개미 핥기가 지나가곤 하더만
실제로는 동물들과의 거리가 좀 있었고, '야행성의 희귀 동물'스러운 동물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

트램에는 가이드가 동승해서 동물들을 소개해줬는데
중간중간 반복해서 했던 말이 'Do not use flash!'였다.
야행성 동물들이라 빛에 민감하고 플래시 광선이 동물들의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주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람들이 적잖아서 좀 불편했다.

나이트 사파리에는 동물 관람 외에
1시간에 1회 정도로 두 가지 쇼가 진행되었는데
하나는 오지 원주민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의 불쇼였고
다른 하나는 Creatures of the Night Show라는 거창한 이름의 쇼였다.

슬슬 막차 시간의 압박도 있고 해서 쇼는 건너뛸까 했지만
쇼의 거창한 이름에 혹해서 크리쳐스...머시기 쇼를 보기로 했다.

그게 위의 사진.
쇼 시작 초반 5분 가량은 여러 나라의 말로 간단한 행사 소개와 플래시를 터트리지 말라는 안내를 했고
그 뒤로 너구리 같은 시시한(& 희귀한 것 같지 않은) 동물들이 몇 마리 나와서
분리수거를 하는 등의 단촐한 공연이 펼쳐졌다.
후반엔 관객들을 무대에 세우고 동물들을 만져보게 하기도 했다.

보고난 소감은

1) Creatures of the Night Show라는 거창한 이름에 낚였다.

2) 막차 시간을 놓칠 위험을 감수하고 본 것이 겨우 이런 거였단 말인가.

였다. -.-;

...

그 뒤 서둘러 버스를 타고 싱가포르 중심가로 이동한 뒤
차이나타운에서 묵었던 숙소로 가서 캐리어를 찾고
MRT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중간에 공항행 MRT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눈 앞에서 막차를 놓치고 말았다. ㅠㅠ

주위를 둘러보니 나처럼 막차를 놓친 것으로 보이는 백인 커플이 있어서
그들에게 "공항에 갈 거라면 같이 돈을 부담해서 택시를 타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고
그들이 수락하여 비교적 저렴하게 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택시를 타기 전에 교통 카드 잔액을 환불 받았고 (8.85달러)
택시비는 약 5달러 가량만 부담했다.

싱가포르 택시 미터기에는 금액 표시창이 2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본 요금, 또 하나는 본 요금의 50%인 할증요금이 표시된 거였다.

...

공항으로 가면서 백인 커플들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그들은 독일인이고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중이며
마닐라에서 오는 친구를 마중 나가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내가 싱가포르에 오기 전에 유럽에 갔었다고, 하지만 독일은 못 갔었다고 하니
다음엔 꼭 가보라고 했다.

그들에게 독일에 관한 것 좀 추천해달라고, 내가 아는 건 맥주랑 소세지뿐이라고 하니
'아 그렇긴 하지...'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경치도 좋다고, 볼거리가 많을 거라고 했다.

...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각자의 터미널을 향했다.
덕분에 택시비도 아끼고 여행 마지막에 좋은 추억도 얻을 수 있었다.

밤 2시 비행기가 좀 더 늦춰져서
시간을 보낼 겸 허기를 달랠 겸 해서 맥도날드에서 '맥더블버거세트'를 먹었다.
세트 메뉴가 4.5달러.
거기에 0.6달러를 추가로 지불하고 감자튀김을 '크리스크로스'로 바꿨다.

싱가포르 공항 내부의 모습.
발마사지기도 있었다.

밤이라 면세점의 절반정도는 문을 닫은 것 같았고
그 중 쵸코렛 같은 걸 파는 매장에서 회사분들께 드릴 기념품을 구입했다.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GoGo~~~
기내식 맛은 그닥...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인천 공항에 도착.

이렇게 날짜상으로는 2박 3일,
시간상으로는 1박 2일의 싱가포르 여행이 끝났다.
짧은 시간이었고 센토사섬이라는 리조트섬에는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싱가포르가 어떤 곳인지는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싱가포르 여행기 끝~

작성일 : 2012-12-15 / 조회수 : 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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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2012-06-14 ~ 201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