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포지타노!

드디어 포지타노 도착.

버스에서 어디서 내려야 할 지 걱정이 되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타는 곳에서 따라 내렸더니 거기가 포지타노였다. ^^;

내려서 어디로 가야하나 길을 찾다가 무작정 아래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걸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겐 단순한 '동네 길가'일텐데 마음이 두근두근.

그림 같은 풍경.
엽서 같은 풍경.
알록달록한 집들과 푸른 바다!
이번 유럽 여행에서 가장 눈보신한 곳이 포지타노라 생각한다.

위 사진 우측 하단에는 웨딩 촬영 하는 사람도 있음. 동양인인 것 같았다.

대충 찍어도 색이 참 예쁘게 나왔다.

요건 길가에서 찍은 것.
설치 미술은 아닌 것 같은데... 정확히 뭔 지는 모르겠다.

좀 더 해변쪽이 보이는 곳에서 한 장 더 찍음.
바닷물 때깔이 우왕 굳-

'지중해 마을다운 분위기'라고 하면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그냥 저절로 수긍이 될 것 같은 분위기.

산에 길을 내고 집을 세우다보니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차도가 좁고 집과 도로가 딱 붙어있었다.

해안과 가까워지니 상점 거리가 나왔다.
어떤 기념품 가게에는 태극기도 걸려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해안에 도착.


와...
이거였다.

여행책에서 봤던, 나를 이곳까지 찾아오게 했던 그 풍경.

소렌토에서 포지타노까지는 버스로 왔지만
돌아갈 때는 페리를 타고 가고 싶었다.

해변가 한 켠에 작은 매표소가 있길래 적당한 시간대의 페리 티켓을 구입했다.
11유로.
매표소의 아저씨가 '슈퍼마리오'랑 좀 닮아서 괜히 반갑기도 했다. ^^;

페리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마을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덥고 태양이 강렬해서 체력적으로는 좀 힘들었다.

뭔가 사먹고 싶었지만 관광지여서 비쌀까봐 아쉬운대로 젤라또 하나만 사먹었다.
관광지 물가답게 로마보다 1유로 더 비싼, 2.5유로! 헐.
게다가 아이스크림을 한 덩어리만 얹어주다니.
맛도 그저그랬다.

해변 근처 화장실도 유료였다. 0.5유로. 쩝.

다시 한 번 멋지구리한 포지타노의 풍경을 감상.

아직 피서 씨즌은 아닌 듯 했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마음 같아서는 뛰어들고 싶었지만... 양말 벗고 발을 담그는 것으로 만족했다.

슬슬 페리에 탑승할 시간이 되었다.
멀리서 배가 한 척 다가왔다.
배의 이름이 MIZAR... '미자'호인가.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는 이름.

미자호를 타고 소렌토로 출발~

...은 훼이크.
미자호가 아닌 그 뒤에 도착한 미니 크루즈가 소렌토 가는 배였다.

배는 작았지만 2층에는 사람들이 해변용 의자에 앉아누워서 일광욕을 하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한 자리 차지하고 싶었지만 빈 자리가 없어서 한산한 1층의 의자에 앉아서 왔다.

안녕 포지타노~
몇 시간 머물지 않았지만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해안 절벽의 경치들도 멋있고 웅장했다.

그림자의 영향도 있겠지만
바닷물의 색이 정말 신기했다. 뽀샵한 것 마냥 짙은 푸른색이었다.

경치가 좋긴 했지만
1시간 넘게 절벽만 보고 있으려니 지루하고 졸음이 몰려왔다.
테이블에 기대어 잠깐 잠을 자기도 했다.

다시 마을이 나타났다.
그거슨 바로 '소렌토'.

소렌토항에 도착.
여기서 나폴리행 사철을 타러 가야하는데 역이 어디인가.

소렌토항은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절벽과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근데... 사철을 타려면 저 위로 올라가야하나?
어떻게 올라가야하지???

조금 헤매다가 어느 길에 들어서니
절벽을 오르는 계단이 나왔다. 헐... 특이한 곳이네.

절벽 계단을 올라가니 번화가(?)쯤 되는 곳이 나왔다.
어디로 가야하나 방향을 잡지 못하다가 '왠지 기차역이 있을 것 같은' 곳으로 가봤다.

그랬더니 인포센터가 나왔다. (다른 기관과 건물을 같이 쓰는 듯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기차역과는 반대방향. -_-
안에 사람이 없어서 길을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소렌토 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

길다가 마트에서 500ml 콜라를 하나 사 마시고 (1.3유로)
사철을 타고 나폴리로 이동했다.

나폴리에 온 김에 '나폴리 피자'는 먹어보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봐 둔 피자 가게로 찾아갔다.

가게 이름은 Da Michele.
어떤 블로그의 글에 의하면 130년 된 가게라고?!

이곳은 대략적인 약도 하나만 들고 갔었는데
다행히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유명한 곳인지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매니저 같은 사람이 나보고 "우노?"(uno)라고 하길래
왠지 그게 숫자 1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대답하니 (혼자 왔다고)
줄을 세우지 않고 바로 빈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이어서 매니저가 "마가리따?"라고 하길래
그거랑 콜라를 하나 달라고 했다.

우왕 크다- 이것이 제대로 된 화덕 피자인가!

피자 가격은 4유로, 500ml 콜라는 2유로.
서비스 차지는 0.5유로.
생각보다 저렴해서 마음에 들었다.

맛은 담백 + 시큼했던 걸로 기억한다.
난에 토마토 소스를 찍어 먹는 맛?
내 입맛이 미국식 피자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심심한 맛이었다.

양이 많아서 절반만 먹고 절반은 싸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피자 한 판이 들어가는 박스를 주네. =ㅂ=;
이거 들고 나폴리에서 로마까지 왔음. -_-;;

...

피자를 먹을 때 같은 테이블에 중국인 여학생 두 명이 있었다.
나보고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꾸어-"라고 대답하니까 여자애 한 명이 뿜을 뻔했다.
발음이 좋다고, 중국어 배운 적 있냐고 물어보더군. -_-;;

그 애들 말에 의하면 나폴리에서 로마 가는 기차는 일찍 끊기니까 서두르는 게 좋을 거라 했다.

나는 유레일 패스가 있으니 빈자리 걱정 없이 아무 열차나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서두르지 않고 나폴리 동네 구경을 좀 하고 나폴리역으로 갔다.
동네가 음침해서 사진을 찍었다간 한 대 맞을 것 같아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리마리오'처럼 생긴 사람들이 몇 명 보였다.

...

나폴리역에서 기차를 알아보니
8시도 안되었는데도 고속 열차는 끊겼고 완행 열차만 남아있었다.
왠지 빈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유레일 패스가 있을 경우 2등석은 별도의 예매 없이 탑승할 수 있지만-
일부러 3유로의 예약비를 내고 2등석 좌석을 예매한 뒤 탑승했다.

열차를 타고보니 복도와 6인석 칸으로 이뤄진 '컴파트먼트' 기차였다.

완행이라 2시간 넘게 걸려서 겨우겨우 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힘들었지만 꼭 보고 싶었던 포지타노를 봐서 좋았고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장거리 여행을 해냈다는 것이 뿌듯하기도 한 하루였다.
나폴리 피자 체험은 덤.

작성일 : 2013-03-14 / 조회수 : 2977

댓글
저장
    삭제! 취소
    유럽 (2012-06-02 ~ 201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