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일차] 하이라인 파크, 메디슨 스퀘어 파크

이제는 익숙해진 숙소 창밖의 풍경.
뉴욕 여행의 5일차 아침이 밝았다.
그동안 아침 일찍 잠에서 깼었지만 이 날은 늦잠을 자고 10시 넘어서 외출을 했다.

5일차 오전의 목적지는 폐선로를 공원으로 새단장한 '하이라인 파크'.
그 독특한 변화에 호기심이 생겨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하이라인 파크까지 가는 길을 찾아보니 버스로 이동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 버스를 탈 때는 탑승하면서 카드기에 메트로 카드를 넣었다 뽑으면 되었었는데
이 날 탄 버스는 카드를 넣는 곳이 없었다?!!

당황하는 나에게 운전사가 버스 정류장에 설치되어있는 기계(위 사진의 기계)를 가리키며 저걸 이용하라고 했다.
그래서 버튼을 누르고 메트로 카드를 넣었더니 영수증이 출력되었다.
이 영수증을 운전사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탑승 절차 완료. =ㅂ=) =3
여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얼마 안되었지만 나 때문에 버스가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감에 엄청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버스에 타고 있던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그 영수증 없이 버스를 타면 벌금이 $100~150정도 된다"라고 알려주셨다.

그러고보니 여태까지 쓴 뉴욕 여행기에 뉴욕 버스의 사진을 올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위 사진처럼 생겼다. ^^;
깔끔한 편이고 운전사들의 운전 스타일은 대체로 얌전(?)한 편. (도로가 대체로 직선으로 쭉 뻗어있는 영향도 있을 거다.)
다만 뉴욕 보행자들이 신호등을 잘 안지키는 것처럼 버스도 보행 신호를 쌩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구글 지도를 보며 걷다보니 위와 같은 진입계단이 나왔다.

이곳이 하이라인.
곳곳에 철로가 남아있어서 이곳이 어떻게 새단장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한국의 늦가을 정도로 날이 쌀쌀한 것을 빼면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주변 동네에서 공사를 하는 곳이 있는 것 같았는데
이 공원이 조용했던만큼 공사의 소음이 크게 들려서 그 점이 아쉬웠다.

딱히 목적지를 두지 않고 한 쪽 방향으로 쭉 걸어가봤다.
예술적인 요소가 가미된 외형의 건물들이 적잖이 있어서 주변 건물들 보는 재미가 쏠솔했다.

하이라인의 길이는 1마일이라고 한다. 1.6km정도.
천천히 걸으며 한 두시간 산책하기 좋은 코스인 것 같다.

이번 여행 중 봤던 가장 큰 그래피티(혹은 벽화).
뉴욕을 여행하면서 뉴욕의 마천루와 함께
'빈티지하면서 예술적인 느낌이 드는 풍경들'을 보고 싶었는데 이 건물이 그런 갈증을 달래주었다.

오우~~~ 꽤 인상적이었던 건물.

쭉쭉 뻗은 건물들만 있는 건 아니었고 연식이 좀 있어보이는 건물들도 있었다.
그런 건물들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붓칠의 흔적이 보였다.

하이라인에서 여유로운 산책을 마치고 메디슨 스퀘어 파크로 이동했다.

메디슨 스퀘어 파크에 도착.
이 공원은 도심 가운데 위치해서 도로로 둘러싸여있었고 면적이 큰편은 아니었다.

한켠에 뜬금없이 위치해있던 새!
대형 못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신기했다.

...

메디슨 스퀘어 파크쪽에는 명물이 두 가지 있었으니...

하나는 플랫 아이언 빌딩! 다리미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빌딩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은 겨우 2미터라고!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1902년에 세워졌고 뉴욕 최초의 마천루라고 한다.

메디슨 스퀘어 파크에 자리잡고 있는 동상.
링컨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William H. Seward라는 인물로,
미국 상원 의원 / 국무장관 / 뉴욕 주지사를 지냈다고 한다. 몰라뵈서 죄송. =ㅂ=

아 그리고 메디슨 스퀘어 파크의 또 하나의 명물!
그거슨 바로~~~

쉑쉑버거!!
몇 군데 지점이 있지만 다리미 빌딩도 볼겸해서 이곳으로 왔다.

쉑쉑버거의 메뉴판.
버거와 프라이는 뉴욕 물가 대비 저렴한 편이었지만
쉐이크의 가격이 무려 $5여서 깜놀!!

버거 + 치즈 프라이 + 블랙&화이트 쉐이크를 주문했다. 세금 포함 $14.48.
알람이 병따개 모양이었다.
음식이 나오면 저게 부르르 떠니까 가게 이름(Shake)과도 어울리네.

버거는 맛있었다!
고기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패티와 찰진 빵으로 식감도 굿굿!
쉐이크는 그럭저럭.

어디선가 주워 들은 바로는 프라이를 쉐이크에 찍어먹는 게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고 해서 따라해봤는데...
맛은 별로. "왜 이렇게 먹어야하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_-

전체적으로 맛있었지만 버거 한 입 먹고, 치즈 감자 하나 먹고, 쉐이크로 입가심을 하다보면
서로의 맛이 충돌하는 느낌? 상쇄되는 느낌이었다.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좀 불어서 여유롭게 먹지는 못하고 조금 서둘러서 먹어치웠다.

가뱝게 공원을 둘러 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다 '화장실인가?'하고 찾아가 본 설치물.

이건 뭐지????
한 쪽 벽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 이 설치물의 포인트!

순서를 기다렸다가 문이 열려서 들어가보니 안에는 온통 하얀 벽과 구멍 하나 뿐이었다.
하지만 문을 닫고 보니!!!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이 위 아래가 뒤집힌 모양으로 흰 벽에 영상으로 맺혀졌다.
카메라의 원리를 이용한 설치 예술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벽에 맺힌 영상의 주인공(?)은 바로, 다리미 빌딩이었다.

구조는 단순했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 그리고 그걸 구현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작성일 : 2013-09-28 / 조회수 : 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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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2013-03-30 ~ 201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