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루체른, 리기산

그린델발트 숙소의 조식는 숙박비에 비해서는 조촐했다.
맛은 괜찮았다.
식당 매니저 같은 아저씨가 사람들에게 커피를 서빙해주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말을 걸 때마다 "안녕하세요. 음료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라고 반사적으로 말을 해서 재밌었다. 방금 말 걸었던 사람이 다시 말을 걸어도 똑같이 말해서 게임속 NPC를 보는 것 같았다.

체크아웃 하기 전에 아이거뷰 한 번 더 봐주고 체크아웃.

이 날 일정은 딱히 정한 것이 없었고
밤에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예약해두었기 때문에 밤에는 무조건 취리히 중앙역으로 가야했다.

그래서 밤까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찾아보다가
'인터라켄에서 취리히까지 가는 길에 있으면서 스위스 교통 패스만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곳'...
루체른에 있는 리기산에 가보기로 했다.

그린델발트에서 기차를 타고 인터라켄으로 간 뒤 거기서 루체른행 기차로 환승했다.

루체른 도착.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보관했다.
가장 큰 칸에 캐리어 두 개가 들어갔다.
이용료는 15프랑이었을 거다. 2만원이 넘네. -_-;;

역 지하에 있는 쿱에서 점심 대용으로 샌드위치를 샀다.

루체른에서 리기산으로 가는 방법은 기차, 케이블카, 산악열차, 페리 등 여러 경로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가장 소요시간이 짧은 기차 + 산악열차 루트를 선택했다.
가는 길의 창밖 풍경이 멋진 건 말해 뭐해.

산악열치 타는 곳의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
소변기에 액정 모니터는 왜 있는 거지? -_-??

리기산으로 올라가는 산악열치는 그동안 스위스에서 봤던 기차들과 달리 귀엽게 생겼다.
우리는 이 중에 우측에 있는 것을 타고 올라갔다.

열차 두 량 중 하나는 이렇게 클래식한 열차인 점이 특이했다.

의자 간격이 좁고 마주 앉게 되어있어서 조금 불편했지만 전망이 좋아서 좌석 간격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멋져멋져.

종점인 리기산 정상에 도착했다.

여행 중 이런 곳에 오면 우리나라의 유명산들도 이렇게 접근성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환경보호 문제가 엮여 있으니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리기산에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지, 안내판의 4대 언어 중 하나로 표기되어있었다. 오호 =.=

역에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며 리기산에서 보이는 경치를 감상했다.

여기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봤고 가장 탁 트인 경치였던 것 같다.
리기산도 한 번쯤 와볼만 한 것 같네.

인증샷 찍는 중...인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머리 통제가 안됨.

슬슬 구경을 마치고 루체른 역으로 갈 시간이 됐다.

갈 때는 산악열치를 타고 내려와서 페리를 타고 루체른으로 가기로 했다.

인터라켄에서 탔던 유람선 보다는 볼거리가 적었고
이쯤 되니 '그 경치가 그 경치'인 것 같아서 이 구간은 좀 지루했다.

루체른 도착.
한 11년만에 다시 왔네.

가볍게 카펠교를 구경하고
기념품으로 모으고 있는 스타벅스 미니 머그잔(You Are Here)을 찾아서 근처 스벅 세 군대를 돌았다.

루체른에서 취리히 중앙역으로 이동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만큼은 비싸더라도 유명한 걸 먹어보고 싶어서
스위스 버거 체인점인 '홀리 카우'에 가봤다.

버거 세트 + 버거 단품 이렇게 해서 5만원쯤 했다. -_- (32프랑)
자체 브랜드인 콜라는 밋밋했고
버거 패티는 바짝 구운 수제버거 느낌이 아니라 함박스테이크 느낌이어서 그냥 그랬다.
하지만 감자 튀김만큼은 '인생 감튀'라고 부르고 싶을만큼 맛있었다. 기름지긴 했지만 겉이 무척 바삭하고 속은 적당히 기름져서 식감과 맛 모두 마음에 들었다.
감자 튀김만 하나 더 사먹고 싶을 정도였다.

카운터 근처에 앉아서 먹다보니 손님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이때가 밤 9시쯤이어서 그런지, 주변에 편의점 같은 것이 없어서 그런지
이곳에 와서 물이나 음료수만 사가는 사람이 꽤 많아서 신기했다.

식사를 마치고 야간 열차를 타러 취리히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작성일 : 2023-12-31 / 조회수 : 770

댓글
저장
    삭제! 취소
    유럽 유랑 (2023-10-03 ~ 202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