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행 2일차.
드디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러 가는 날이다.
체크인 할 때 조식을 몇 시에 먹을지 물어보길래
일찍 밥 먹고 일찍 피라미드를 보러 가야 사람도 적고 덜 더울 것 같아서
조식 시작 시간인 8시에 먹겠다고 했다.
일어나서 씻고 시간 맞춰서 옥상에 올라가니 우리의 자리가 세팅되어있었다.
음식은 조촐했다.
밀가루 전병 같은 것 (아프리카의 '짜파티'랑 비슷한 것 같다)
여기에 잼을 발라 먹었다.
보기보다 달았던 비스켓 같은 것.
밥을 먹고 있으니 새가 날아왔다.
우리의 음식을 노리는 것 같았다.
피라미드 지역에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야했다.
입장료는 성인 1인에 540 파운드였고 (약 만6천원)
피라미드 안에 들어가는 입장료는 별도였다.
이 지역에 있는 피라미드 중 유명한 쿠푸왕의 피라미드의 입장료는 무려 900! (2만7천원)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비싸서 피라미드 겉만 보기로 했다.
나중에 다녀온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내부가 좁고 매우 더웠고 볼 거리는 별로 없었다고 한다.
매표소의 위치가 큰길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가 헷갈렸다.
어버버버 하고 있으니 삐끼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서 서로 자기를 따라 오라고 했는데
옆을 지나던 외국 관광객이 우리에게 매표소의 위치를 알려줘서 호갱을 면할 수 있었다.
파리미드 구역 입장권.
이걸 내고 보안심사대 같은 곳을 통과하고 지나갈 수 있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는 들어가자마자 보였다.
피라미드는 멀리서 봐도 크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고 그에 비해 스핑크스는 생각보다는 작았다.
이 구역을 둘러보는 동안
수시로 호객꾼들이 나타나서
말 탈래?
낙타 탈레?
가이드해줄게
사진 찍어줄게,
등등의 호객행위를 했지만 쏘리라고 하고 지나갔다.
어떤 사람은 우리를 향해 호루라기를 불면서 티켓을 보여달라고 했다.
직원인 줄 알고 순순히 보여줄 뻔 했지만
이미 유튜브를 통해 봤던 호객 패턴이었기 때문에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갔다.
어릴 적부터 전해들었던 스핑크스의 실물을 눈앞에서 보니까 신기했다.
코 부위가 많이 닳아서 안타깝기도 했다.
피라미드는 스핑크스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서 볼 수 있었다.
길이 멀지는 않았지만 날이 엄청 덥다보니 금방 지쳐서 언덕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것이 쿠푸왕의 피라미드 또는 기자의 대피라미드.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 중에 가장 큰 피라미드라고 한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맞은 편에는 카프레의 피라미드가 있다. 그 뒤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멘카우레의 피라미드.
카프레의 피라미드 꼭대기쪽은 밑 부분들과는 상태가 달라보였다.
피라미드 겉을 흰색 석회암으로 바르고 꼭대기쪽은 황금을 칠했었다고 하는데 그 부위인가 보다.
쿠푸왕의 피라미드 앞에서 찍은 것.
각각의 바위들의 크기가 엄청나게 컸다.
피라미드에 왔으니 낙타를 타고 인증샷을 찍고 싶었는데
막상 타려고 하니까 호객꾼들이 붙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호객꾼들을 찾아다녔다. -_-
피라미드 뒤쪽으로 가보니 낙타들이 파킹(?) 되어있어서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가서 한 명씩 낙타를 타겠다고 했다.
두 명이 합해서 300파운드(9천원)으로 흥정을 하고 낙타를 탔다.
하지만 호갱은 이제 시작이었으니...
우리는 낙타만 빌린 것이었고 우리를 인솔할 사람에게 주는 팁은 별도였다.
그러려니 하고 나중에 100파운드 정도 팁을 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이넘이 너무 대충대충해서 50파운드도 아까웠다.
사진을 너무 대충 찍어줬고 (왼쪽 낙타 짤린 것 보소)
장소마다 딱 한 장만 찍어줬다.
사진 밝기는 또 왜 이모양인지... 촬영 정보를 보니 노출 값이 +3.6ev였다. (기본값은 0이다)
한손을 들라고 하더니 옆에서 돌을 주워서 폰카 앞에 대고
이런 유행 지난 합성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그러고는 팁 100파운드를 주니 대놓고 싫은 티를 팍팍 내서
결국엔 낙타를 타고 좀 더 이동하는 것까지 해서 총 300파운드를 냈다.
비용 자체는 크게 부담스러운 비용은 아니었지만
서비스에 고마움을 느끼고 흔쾌히 지불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도 엉망인데 삥 뜯기는 기분으로 팁을 주려니 돈을 쓰면서도 기분이 나빴다.
너무 덥고 기분도 별로여서 이쯤에서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에 본 스핑크스의 뒤통수.
스핑크스가 기자 시내를 바라보고 있네.
피라미드의 옆모습.
어릴 적에는 '문제를 맞추지 못하면 잡아먹는' 무섭고 포스가 넘치는 존재였는데
실물에서는... 그런 위엄은 느껴지지 않았다. ㅠㅠ
숙소로 돌아와서 쉬면서 오후 일정을 생각해봤다.
저녁에 국내선을 타고 남쪽 아스완으로 이동을 해야해서
그 때까지 뭘 하며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밖을 돌아다니기엔 너무 덥고 호객행위에 시달리는 것도 피곤해서
그냥 숙소에 추가금을 내고 체크아웃 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사장님에게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한지 물어보니
우리가 묵은 방은 오후에 다른 손님에게 예약되어 있으니 방을 바꿔주겠다고 했다.
추가금은 700파운드(2만 천원)에 합의(?)를 봤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헤매다가
안전빵으로 KFC에서 해결했다. =.=
버거 세트 두 개에 만원 정도 나왔다.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는 길에 동네 꼬마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구걸을 했다.
바로 옆이 차도여서 위험했는데도 우리를 따라오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현금이 필요해서 한국에서 트래블 월렛으로 이집트 파운드로 충전해둔 것을 ATM기에서 출금했다.
여행 중에 가능하면 카드 결제를 하려고 했는데
내가 주로 쓰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취급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은 다들 비자 카드만 쓸 수 있었다.
어떤 가이드는 달러를 선호하기도 했다.
ATM에서 돈을 찾고 있으니까 동네 꼬마들이 다가왔고
이를 본 어떤 현지인 남성이 회초리로 애들을 때려서 쫓아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너무 피곤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작성일 : 2024-09-23 / 조회수 :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