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에서 맞는 네번째 아침이자 마지막 아침.
이번 여행의 일정은 4박 6일이어서 온전히 하루를 쓸 수 있는 날은 총 4일이었다.
마지막 날 일정은 보홀의 유명한 물놀이 포인트인 '발리카삭'과 '나팔링'을 가는 걸로 정했다.
투어를 알아보니 하루에 두 곳을 모두 가는 투어가 별로 없었고 한 곳만 가는 것도 인당 4~5만원으로 꽤 비쌌다.
두 곳을 모두 가는 투어는 인당 12만원대...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안 가기엔 아쉬워서 눈감고 질렀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위 투어였다.
후기가 몇 개 없어서 걱정이 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장비도 제공해주고 밥 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돌고래 워칭도 하러 간다고 해서 여기로 정했다.
거기다 보홀에 도착하는 날 공항픽업도 해주고 유심도 준다고 했다. (유심은 못 받았고 결국 따로 esim을 사서 썼다.)
원래 일정에는 '버진 아일랜드'라는 곳도 들르게 되어있었는데
최근 무개념 관광객들의 환경 훼손으로 인해 폐쇄되어 다른 스노클링 포인트로 변경되었다.
여행사에서 아침 7시에 픽업을 온다고 해서
하루 전 날 숙소에 조식을 도시락으로 준비해달라고 얘기해놨는데
직원이 6시 50분쯤 나와서 그때부터 만들려고 하길래 안먹겠다고 하고 투어 픽업 차량을 탔다.
투어 인원은 우리 외에 한 팀이 더 있어서 총 네 명이었다.
그런데... 배에서 우리를 맞이한 현지인 직원들이 9명이나 되었다. -_-
직원들의 다들 텐션이 엄청 났고 이것저것 엄청 챙겨주려고 해서
나중에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 건가... 팁으로 4달라만 들고 왔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커다란 스피커로 음악도 크게 틀어놔서 정신이 없었다.
일단 첫번째 일정으로 돌고래 출몰 포인트로 이동했다.
한참을 이동하니 바다 위에 배들이 몇 척 떠있었다.
다들 돌고래를 보러 온 배들이었다.
누군가 발견해서 방향을 알려주거나
다른 배가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면 그 쪽으로 이동하길 몇 차례.
멀리서 돌고래들이 점프하는 것도 봤지만 인증샷은 위 사진이 전부다. ㅠㅠ
이어서 발리카삭으로 이동해서 그 주변에서 세 차례 정도 스노클링을 했다.
투어 인원이 적다보니
투어 인원 한 사람당 직원 한 명씩 붙어서 사진도 찍어주고 밀착 가이드를 해줬다.
나는 구명 조끼를 입고 바다로 들어가서 튜브를 붙잡고 직원이 끌어주는 대로 구경을 했고
1년 넘게 열심히 수영을 배우고 몇 차례 프리 다이빙 강습도 받은 와이프는 물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 다녔다.
작년에 세부에 갔을 때와 비교하면 눈부신 성장이었다.
세 차례 스노클링 중 두 번은 볼거리가 별로 없거나 물이 탁해서 보이는 게 별로 없었고
나머지 한 번 물도 맑고 물고기도 많아서 볼만했다.
물놀이에는 컵라면이 빠질 수 없지.
발리카삭에서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와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우리와 같이 투어를 했던 두 명은 발리카삭 투어만 신청을 했는지 여기서 갈라졌다.
점심은 꽤 잘나왔다. 등갈비 바베큐 같은 것이 나왔다. 오오~~
고기도 맛있었고 곁들여 나온 알새우칩 같은 것도 맛있었다.
음식 냄새를 맡고 길냥이가 등장했다.
발로 멀어내도 계속 다가오길래 양념이 덜한 부분으로 몇 점 떼어줬다.
이어서 나팔링으로 이동했다.
여기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고 시간 제한도 있고 현지인 가이드가 동행해야한다는 것 같았다.
처음 입수한 쪽에는 물고기가 많이 보이는 흔한 스노클링 포인트 같은 느낌이었지만
직원을 따라 한참을 이동했더니...
엄청난 수의 정어리떼를 볼 수 있었다. ㅇ_ㅇ!!
이것이 나팔링의 정어리떼! 이걸 보러 왔다고! ㅠㅠ
이곳에서 와이프는 정어리떼 사이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며 많은 인생샷을 남겼고
그 모습에 자극 받은 나도 구명조끼를 벗고 과감하게 프리다이빙에 도전!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호흡 충동이 몰려와서 발버둥 치며 올라왔다. -_-
내려가려고 해도 계속 몸이 떠올라서 깊게 내려가기가 어려웠고
조금 내려가니 바로 귀가 아파서 이퀄라이징에 신경 쓰고, 호흡 참는 것에 신경 쓰고 등등
멀티 플레이가 안되어 바로 올라오게 됐다. ㅠㅠ
그래도 가능성은 쬐끔 보여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시도해봐야겠다.
나팔링에 오기 전까지는 투어가 그냥그랬다가
나팔링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만족스럽게 투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낮잠을 자고
기념품을 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일몰 때여서 하늘이 물들어가는 걸 보며 걸었다.
덥고 배도 고파서 조금 힘들었지만
눈은 즐거웠다.
보홀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치즈를 직접 만들어 쓴다'고 하는 '바닐라 스카이'라는 곳에서 먹었다.
내부는 대략 이런 분위기.
식당과 숙소를 같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여기서 오징어튀김과 시푸트 피자를 주문해서 먹었다.
피자는 조금 짰지만 먹다보니 괜찮아졌다. 도우가 얇아서 좋았다.
다 먹고 카드 결제를 하려고 하니 기계 고장으로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ㅠㅠ
지갑에 남아있던 건 달러뿐이라 식당 사장님의 협조를 구해서 달러로 결제를 했다. (콜라, 맥주 포함 총 20달러)
그게 안되었다면 다시 번화가로 나가서 환전을 해와서 결제를 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여행을 마무리하고 짐을 쌌다.
미리 공항 샌딩을 예약해놨는데 픽업차가 예정된 시간에 안와서 엄청 쫄렸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다행히 5분 뒤에 차가 도착해서 무사히 공항으로 이동했다.
작성일 : 2024-10-13 / 조회수 : 280